나는 지금 나의 20대를 가로지르는 도로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 다 완성된 도로인 줄 알았는데 눈을 떠 보면 내 앞은 낭떠러지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나의 20대는 끊임없이 흔들린다. 아이도 어른도 아닌 지금, 어쩌면 사춘기 때보다 더 많이 요동치는 것 같다. 한 해 한 해 나의 모습이 바뀐다. 2년 전의 나는 1년 전의 나와 매우 다르고, 1년 전의 나 또한 올해의 나와 매우 다르다. 하루 하루 나의 모습도 바뀐다. 그저께의 나는 어제의 나와 매우 다르고, 어제의 나 또한 오늘의 나와 매우 다르다. 외모는 비슷할 지도 모르지만, 내면의 거울에 비춰지는 진정한 나의 모습은 매번 조금씩 새로운 형상을 하고 있다. 분명 나는 나를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그 거울 앞에 다시 서는 순간 이번에도 어김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