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생각

19) 다음 날의 하늘

Hazel Y. 2023. 10. 6. 20:20

* 먼저 읽어보면 좋은 이전 글: 2023.10.05 - [매일의 생각] - 18) 오늘의 하늘

 

18) 오늘의 하늘

생화학 수업을 수강하기 시작한 이유로 솔직히 블로그 글을 쓸 시간적 여유가 너무 없다. 그래도 매일 조금씩이라도 그날의 무언가를 기록하기로 스스로와 약속을 했기 때문에 너무 바쁠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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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부나 다른 일을 하다가도 블로그에 쓰고 싶은 글 주제가 생각나면 내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는 포스트잇에 기록해놓는다.

 

혹시나 나중에 잊어버릴 때를 대비해서이다.

 

그렇게 포스트잇에 적힌 글감은 이제 거의 10개가 되었다.

 

하나씩 블로그에 써나가고 싶지만, 현재 나에게 블로그보다 더 중요한 석사 입시 준비 공부가 나의 그런 바람을 막아선다.

 

특히 요즘처럼 공부해야 하는 과목이 하나 더 늘어난 시점에서 무겁거나 깊은 주제로 긴 글을 매일 쓰는 건 사실 무리이다.

 

그것이 아마 이번 달 내내 나의 운명일 듯하다.

 

그래서 어제에 이어 오늘도 내가 본 아침 하늘에 대해 기록해보려 한다.

 

어제의 나는 과연 오늘의 내가 조깅을 할 시간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지만, 가능하면 해가 떠오르는 아침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는 가질 수 있길 바랐다.

 

그리고 오늘의 나는 스스로를 향한 그 바람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에 오전 6시 15분 경 아직 잠이 덜 깬 얼굴을 한 채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현관에서 간단한 준비 운동 후 밖으로 향했다.

 

어제보다 확 추워진 공기에 깜짝 놀랐다.

 

긴바지 레깅스를 입고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모바일 스포티파이 앱에서 어제 올라온 이코노미스트 팟캐스트를 재생한 후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원래 처음 한 바퀴는 경보로만 돌고 두 번째 바퀴부터 뛰지만, 오늘만큼은 기모 후드티마저 뚫고 들어오는 찬기에 반 바퀴 후 바로 달리기에 돌입했다.

 

그렇게 한 바퀴 반을 돌고 나니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잠시 걸으며 쉬어가기로 했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제와 똑같은 지점에서,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곳을 향해 고개를 들었는데, 하늘은 어제와 매우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어제는 구름 덩어리들 간의 찢긴 경계에 수없이 놓여진 울퉁불퉁한 조각들이 떠오르는 아침해의 빛을 받아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냈다면,

오늘은 마치 상처난 곳의 피부가 하루 지나 아물고 다시 붙는 것처럼, 어제의 곳곳으로 찢겨 있던 구름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흔적도 없이 다시 하나가 되어 잔잔한 여명의 그라데이션을 이루고 있었다.

 

어제와는 같은 듯 다른,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 25.674살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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