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생각

18) 오늘의 하늘

Hazel Y. 2023. 10. 5. 21:39

생화학 수업을 수강하기 시작한 이유로 솔직히 블로그 글을 쓸 시간적 여유가 너무 없다.

 

그래도 매일 조금씩이라도 그날의 무언가를 기록하기로 스스로와 약속을 했기 때문에 너무 바쁠 때는 오늘처럼 짧게라도 몇 마디 끄적거려 보고자 한다.

 

오늘 아침에도 조깅을 하러 나갔다.

 

지난 일요일에 헬스장을 갔다온 이후로 쭉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

 

할 일이 너무 많기도 했고, 월요일에 미용실에서 매직 시술을 받았기 때문에 한동안은 머리를 묶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헬스장에서는 똥머리를 단단하게 묶어서 운동하기 때문에 혹시나 머리카락에 자국이 남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흘 간 운동을 아예 쉬었다.

 

그리고 오늘부터는 너무 꽉 조이지만 않으면 머리를 묶기 시작해도 될 것 같아서 포니테일로 묶고 아침 조깅을 하러 나갔다.

 

전에도 언급했지만, 아침 조깅은 정말 좋은 습관인 것 같다.

 

아침부터 상쾌하게 땀도 흘리고, 뭔가 하루를 알차고 생산적으로 시작하는 것 같아서 기분도 좋아진다.

 

또 나는 아침잠이 많고 뇌가 잠에서 깨어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인데, 조깅을 하면 금방 각성이 되어서 잠 깨우기에도 상당히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날의 하늘을 볼 수 있다.

 

나를 포함한 많은 현대인들은 하루 하루를 살아가면서 고개를 치켜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늘은 우리 위에 항상 존재하는데도 말이다.

 

많은 이들이 앞만 보고, 땅만 보고, 휴대폰만 보고 걸어다닌다.

 

이는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나는 길을 걷다가 모르는 행인들과 눈이 마주치는 것을 조금 불편해하는 편이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늘 땅을 보고 걸어다녔고, 그게 익숙해져 어른이 된 지금도 정면보다는 살짝 아래로 시선을 둔다.

 

그래서 그날이 하늘이 어떤 모습인지, 어떤 색깔인지, 구름은 있는지, 있다면 어떤 모양을 띠고 있는지를 잘 모르고 지나가는 날들이 꽤 많다.

 

하지만 조깅을 하면서 하늘을 보는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내가 조깅을 하는 오전 6시에서 6시반 사이의 시간대에는 아파트 단지에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확실히 덜 쓰면서 조금 더 자유롭게 그날의 하늘을 마음껏 감상하고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

 

항상 그 자리 그대로 있는 하늘인데, 올려다볼 때마다 새로운 모습인 게 나는 참 좋다.

 

 

오늘의 하늘은 주황색 물결을 닮은 크고 작은 울퉁불퉁한 구름들로 가득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은 아니었지만, 수많은 구름 조각들에 반사된 여명이 오늘의 하늘을 더 신비롭고 아름답게 장식했다.

 

내일은 다시 할 일이 너무 많아 아침에 뛰러 나갈 수 있을진 아직 미지수이지만, 만약 나갈 수 있다면 꼭 나가서 내일의 하늘도 기록할 수 있으면 좋겠다.

 

- 25.671살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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