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나의 20대를 가로지르는 도로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
다 완성된 도로인 줄 알았는데 눈을 떠 보면 내 앞은 낭떠러지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나의 20대는 끊임없이 흔들린다.
아이도 어른도 아닌 지금, 어쩌면 사춘기 때보다 더 많이 요동치는 것 같다.
한 해 한 해 나의 모습이 바뀐다.
2년 전의 나는 1년 전의 나와 매우 다르고, 1년 전의 나 또한 올해의 나와 매우 다르다.
하루 하루 나의 모습도 바뀐다.
그저께의 나는 어제의 나와 매우 다르고, 어제의 나 또한 오늘의 나와 매우 다르다.
외모는 비슷할 지도 모르지만, 내면의 거울에 비춰지는 진정한 나의 모습은 매번 조금씩 새로운 형상을 하고 있다.
분명 나는 나를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그 거울 앞에 다시 서는 순간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 생각이 틀렸음을 깨닫는다.
그럼에도 나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그렇기에 나는 중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나를 굳게 믿고 나만의 흐름대로 그저 흘러갈 뿐이다.
내일 내가 거울 앞에서 마주할 나는 오늘의 나와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건 오늘보다 한층 더 성장한 나일 것임엔 분명하다.
그런 작은 변화와 성장을 통해 나는 매순간 이 도로를 완성해 나간다.
이 도로의 끝은 어딜 향해 있을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도로의 끝이 도달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목적지는 있다.
그런데 그 목적지로 향하는 경로를 정확히 모른다.
내가 잘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잘 가고 있겠지 뭐.
하루 하루의 새로운 내가 만들어 가는 이 도로가 그곳에 닿기만을 그저 바라고 믿는 수밖에 없다.
가끔은 어디선가 불어 온 따가운 모래 바람에 도로를 짓는 과정이 너무 힘들고 버겁기도 하다.
또 가끔은 향긋한 꽃내음과 새들이 평화롭게 지저귀는 소리가 이 과정을 온통 행복으로 물들이기도 한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겠지.
당장 내일의 내가 만들어가는 길엔 어떤 힘듦이 혹은 어떤 즐거움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20대의 나를 믿는다.
언제나처럼 잘 해낼 거라고.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내가 그리던 그 목적지에 닿아 있을 거라고.
그럼 또다시 나의 다음 길을 만들어 나가면 된다고.
- 25.710살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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