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최소 두 번은 아침 조깅을 한다.
원래는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 즉 야외에서 뛰는데, 오늘 아침 날씨를 보아하니 그렇게 했다간 감기 걸리는 건 시간 문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오전 6-7시 기온이 10도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제부터 밖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도 꽤 위협적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아파트 단지 대신 헬스장에서 런닝을 하기로 했다.
잠옷에서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헬스장 가방도 챙긴 후 오전 6시 50분 경 집을 나섰다.
아파트 1층 현관문이 열리고 밖으로 내 다리 하나를 내놓는 순간 차갑고 매서운 초겨울의 바람과도 같은 녀석이 나를 둘러쌌다.
기모 추리닝 바지와 히트텍, 기모 후드티, 그리고 후드 달린 후리스 집업까지 단단히 입고 나오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했다.
얼른 두 겹의 후드를 머리에 쓰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분명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언제쯤 제대로 시원해지나 싶었는데, 그새 한 발짝 성큼 다가 온 이 날씨가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다.
내가 언제 그토록 무더웠다고 그러냐, 시치미 떼 듯 계절과 날씨는 멈추지 않고 흘러간다.
그렇게 시간도 잘만 흘러간다.
정말이지 시간은 그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잠깐만, 아주 잠깐만 멈춰서 나를 기다려 줘, 하고 외치는 이들의 음성을 듣지 못하는 것인지 아님 듣지 않는 것인지 시간은 그저 앞만 보고 달릴 뿐이다.
- 25.712살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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