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은 이전에 읽었던 『이방인』 에 이어 두 번째 고전 소설이다.
[고전 소설] 이방인 (L'Etranger) - 알베르 카뮈 (Albert Camus)
『이방인』 이라는 소설은 이번에 처음 접하는 게 아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고, 나의 흐릿한 기억을 되짚어 보면 고등학생 때 학교 과제의 일환으로 읽어본 적이 있는 것도 같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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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읽을 계획이 없었던 책인데, 『이방인』 을 다 읽어갈 때쯤 엄마 방에 놓여 있는 걸 발견하고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데미안』 또한 이번에 처음 접한 책이 아니다.
워낙 유명한 고전 작품이다보니,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지만 제목은 수없이 들어보았다.
특히 고등학생 때 전공이 영독일어과였기 때문에 독일 문학에 대해 여러 차례 들어 볼 기회들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고등학생 때 읽어봤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용이 하나도 기억 나지 않았던 걸로 미루어 볼 때 『데미안』 역시 책 뒷표지의 줄거리만 대충 훑었음이 분명하다.
『데미안』 은 작가 헤르만 헤세의 자기 성찰적 작품이다.
주인공인 에밀 싱클레어는 자신의 열 살 무렵부터 열여덟 혹은 열아홉 살 때까지의 모습을 회상하며 스토리를 전개한다.
싱클레어가 소개하는 그의 청소년 시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사실은 나인 것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들곤 했다.
10대 때 싱클레어의 내면은 20대 초반 나의 내면과 꽤 많이 닮아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방황하고 충돌하며 진정한 나를 찾으러 미친듯이 발버둥쳤던 시기를 어느정도 마무리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지금 읽게 된 『데미안』 엔 나에게 깊이 와 닿는 구절들이 참 많았다.
그래서 내가 해당 소설을 읽으면서 마음에 더 깊이 새긴 내용들을 그 구절들을 인용해 정리해 보았다.
1. 오롯이 나에게 집중해라.
"타인과 자신을 비교해서도 안 돼. 자연이 자넬 박쥐로 만들었다면 타조가 되려고 애쓰지 말란 말이네. 자넨 빈번이 자신이 별난 사람이고 남들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자책하는데, 그런 생각을 버려. 불을 들여다 보고, 흘러가는 구름을 응시하고, 그러다가 내면의 소리가 들리거든 즉시 그것들에 자신을 내맡기게. 처음부터 선생님이나 아버지 혹은 신의 뜻과 일치하는지, 그들에 마음에 들지를 묻지는 말라구! 그런 물음이 사람을 망쳐. 그렇게 하면 안전하게 인도로만 걷는 화석이 되고 마는 거야."
- 『데미안』 中 피스토리우스가 싱클레어에게
"각성된 인간에게 부여된 의무는 단 한 가지, 자신을 찾고 자신의 내면에서 견고해져서 그 길이 어디에 닿아 있건 간에 조심스럽게 자신의 길을 더듬어나가는 일. 그 이외의 다른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
- 『데미안』 中
2. 정말로 이루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을 간절히 바라고 노력해라. (끌어당김의 법칙)
"자신의 모든 의지력을 하나의 목표에 모으면 성취해 낼 수 있어. (중략) 그러니까 너도 한번 누군가를 아주 세밀하게 관찰해 봐. 그런 너 자신보다도 상대방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 거야. (중략) 내 존재가 그 소망 하나로 가득 차 있을 정도로 강렬하게 원해야 하는 거야. 일단 그렇게 되면, 네 내면에서 우러난 명령은 시도만 해도 쉽게 이뤄질 거고."
- 『데미안』 中 데미안이 싱클레어에게
3. 진정한 자아의 성장을 추구해라. 이는 고통스러울 테지만 분명 겪을 가치가 있을 것이다.
"태어나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이지요. 새도 알을 깨고 나오려면 온힘을 다해야 한다는 걸 당신도 잘 알잖아요. 돌이켜 자신에게 한번 물어보세요. 대체 그 길은 그렇게도 어려웠던가? 그저 어렵기만 했던가? 아름답기도 하지 않았는가?"
- 『데미안』 中 에바 부인이 싱클레어에게
"그 이후에 내게 일어났던 모든 일은 아팠다. 그러나 가끔 열쇠를 발견해서 내 자신의 깊은 곳으로, 어두운 거울 속에서 운명의 형상들이 졸고 있는 곳으로 내려가면, 그 어두운 거울 위로 몸을 굽혀 내 모습을 비춰보았다. 이젠 완전히 내 친구, 나의 인도자인 그와 똑같이 닮은 모습이다."
- 『데미안』 中
이처럼 작품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 대부분이 나에게 깊은 교훈을 한 마디씩 던졌고, 이러한 점에서 아마 앞으로 더 오랫동안 『데미안』 은 나의 최애 소설이 되지 않을까 감히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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