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나의 평생 친구

[정지아 장편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

Hazel Y. 2023. 10. 31. 21:27
 

[고전 소설] 이방인 (L'Etranger) - 알베르 카뮈 (Albert Camus)

『이방인』 이라는 소설은 이번에 처음 접하는 게 아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고, 나의 흐릿한 기억을 되짚어 보면 고등학생 때 학교 과제의 일환으로 읽어본 적이 있는 것도 같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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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소설] 데미안 (Demian) - 헤르만 헤세 (Hermann Hesse)

『데미안』 은 이전에 읽었던 『이방인』 에 이어 두 번째 고전 소설이다. [고전 소설] 이방인 (L'Etranger) - 알베르 카뮈 (Albert Camus) 『이방인』 이라는 소설은 이번에 처음 접하는 게 아니다. 워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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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읽은 두 편의 소설은 나로 하여금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끔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인지 이번엔 깊은 철학적 사유 없이 편하게 읽을 만한 책을 고르고 싶었다.

 

그리하여 읽게 된 정지아의 『아버지의 해방일지』 는 그에 적격이었다.

 

 

해당 소설을 읽는 내내 잔잔한 드라마 한 편을 보는 것 같았다.

 

이야기는 현재진행형의 작은 사건 하나 없이 그야말로 고요했다.

 

그렇다고 절대 지루하거나 가볍지도 않았다.

 

오히려 독자인 나로부터 상당한 몰입을 이끌어 내는 작품이었다.

 

화자 고아리가 갖고 있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 그리고 아버지의 장례식장을 찾은 조문객들이 들려주는 아버지와 얽힌 에피소드들을 듣고 있노라면 어느 순간 고아리의 아버지가 사실을 나의 아버지인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또 한 시대를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온 그저 평범한 한 사람의 일생을 그 주변인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음으로써 나도 그 시공간에 함께 있는 듯 하기도 했다.

 

게다가 인물들이 말을 하는 대목이 전라도 사투리로 쓰여져 있어서 내가 스토리에 몰입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나 또한 방언을 쓰는 지역 출신 사람인 까닭인진 모르겠지만, 어느 지역 사투리든 일단 사투리로 적힌 문장을 읽으면 내 귓가에 그 말소리가 직접 들리는 듯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덮고 난 나의 마음 속엔 묵직한 여운이 생각보다 오래 진하게 남아 있었다.

 

고아리의 아버지가 살아온 삶을 들여다보며 나는 인생이란 특별하고 거창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인생이란 살아가다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되는 것들에 대해 나름의 선택을 해 나가며, 때론 각자의 신념대로 밤낮없이 열정을 불태워보다가도 때론 하염없이 휴식을 취해보기도 하는, 그저 그렇게 흘러가는 여정일 뿐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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