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생각

25) 나의 감정에 솔직해진다는 것

Hazel Y. 2023. 10. 13. 22:07

나는 블로그 글을 쓸 때 잔잔한 피아노 음악이나 앰비언스 소리 등을 듣는데, 지난 며칠 간 계속 음악을 들었어서 오늘은 오랜만에 내가 가장 애정하는 앰비언스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을 하나 골라서 틀어놓았다.

 

 

이걸 듣고 있으니 지금 당장 글로 풀어내고 싶은 감정이 스미기 시작했다.

 

그래서 원래 쓰기로 마음 먹었던 주제는 다음으로 미뤄두고,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지금 나는 외로움과 같은 무언가를 품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정확히 어떤 감정인진 잘 모르겠다.

 

외로운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형용하기 어렵다.

 

그런데 나는 원래 외로움을 잘 느끼는 사람은 아니어서 이런 감정이 드는 것이 흔치는 않다.

 

그래서 사실 이런 끝없는 외로움 같은 것이 나를 찾아왔을 때 그것을 떨쳐내려 하기보단 즐기는 것도 같다.

 

나직하고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그 감정에 나를 온전히 던져 본다.

 

그러면서 가만히 눈물도 흘려 본다.

 

이렇게 잠시 동안 나만의 감정 세계에서 시간을 보내다보면, 그 외로움 같은 친구는 어느샌가 "안녕. 잘 지내. 다음에 또 놀러 올게." 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나는 여전히 이 친구의 정확한 정체를 모르겠다.

 

정말 외로움인 것인지, 그저 외로움과 닮은 것인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딱 한 가지 분명한 건 마냥 행복하고 기분 좋은 그런 감정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긍정적이지 않은 감정이라는 이유로 그 아이가 나에게 오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해 밀어내는 것이 맞는 것일까.

 

과거의 나는 그랬던 것 같다.

 

문득 삶이 적막하다 느껴질 때 그것을 잊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곤 했다.

 

사람들을 더 만나 보기도 하고, 신나는 노래를 따라 불러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삶의 적막은 더 견디기 어려웠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그 아이를 오롯이 받아들인다.

 

나의 일부인 이 아이를 내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누가 받아들여 주겠는가.

 

웃음이 참을 수 없이 터져 나오는 날들이 있듯이 깊은 고독에 사무치는 날들도 있는 것.

 

그 모든 것이 나인 것이다.

 

- 2023년 10월 13일 금요일

- 환절기라 비염이 심해졌다 나아졌다를 반복한다. 면역 관리 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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