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생각

46) 아침형 인간 vs. 저녁형 인간

Hazel Y. 2023. 11. 15. 12:00

요즘 공부하는 게 일상이어서인지 내가 아침형 인간인지 저녁형 인간인지에 대한 고민을 자주 하게 된다.

 

보통 아침형 인간이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 생산적인 일을 했을 때 능률이 오르고, 반대로 저녁형 인간이면 밤 늦게 혹은 새벽에 하는 일의 능률이 오르는 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나는 가끔 공부에 집중이 잘 되지 않을 때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지금이 나의 피크 타임이 아닌 건가.

그래서 내가 지금 집중을 못하고 있는 건가.

 

Photo by Matheus Ferrero

 

일반적으로는 그냥 삶을 살아가다 보면 각자가 가지고 있는 경험적 데이터를 통해 알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아침형인 것 같은데.

오후 5 - 6시 넘어가는 순간 난 아무 일도 손에 안 잡히더라.

 

나는 완전 저녁형이야.

새벽엔 진짜 무슨 일이든지 완전 집중 잘 돼.

 

그러나 나는 아무리 고민해봐도 내가 아침형인지 저녁형인지 잘 모르겠다.

 

아침은 머리가 맑은 편이라 집중이 잘 되고, 저녁에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져서 집중이 잘 되는 편이다.

 

요즘 나의 생활 패턴을 바탕으로 굳이 둘 중 하나를 골라 보자면 나는 아침형인 것 같긴 한데.

(오후 10시 30분 전후에 잠자리에 들어서 다음 날 오전 6시에 기상이니 말이다.)

 

그런데 또 예전의 나는 완전 저녁형이었던 것 같다.

 

기본적으로 새벽 1 - 2시까지 눈이 말똥말똥 했고 - 오히려 밤이 깊어 갈수록 에너지가 올라가는 날도 매우 많었다 - 아침잠이 많아서 다음 날 오전 8 - 9시 기상도 아주 힘들어 했기 때문이다.

 

Photo by brenoanp

 

이게 나이가 들면서 원래 바뀌기도 하는 건가.

 

아무튼 그래서 지금 드는 생각은 아침형이냐 저녁형이냐도 개인의 타고난 피크 타임 뿐만 아니라 굳어진 생활 습관의 영향도 어느 정도는 받는 듯하다는 것이다.

 

즉, 아침형들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할 일을 하는 생활 패턴이 습관화된 사람들이고, 반면 저녁형들은 늦게 일어나는 대신 늦게까지 깨어 있으면서 할 일을 하는 생활 패턴이 습관으로 정착된 사람들인 것이다.

 

이를 다시 생각해 보면, 아침형과 저녁형에 대한 구분은 내가 어떤 생활 습관을 형성해 나가느냐에도 달려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극도의 아침형 혹은 극도의 저녁형 생체 시계를 타고난 사람들은 예외일 수 있다.

 

하지만 양극단의 사이, 그 어딘가에 속하는 이들이라면 자신이 어떤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아침형이 될 수도, 저녁형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자신이 저녁형인데 어떠한 이유로 아침형처럼 살아 보고 싶다거나, 반대로 아침형인데 저녁형의 생활 패턴을 가지고 싶다면, 일단 한 번 시도해 보라.

 

대신, 여태까지 굳어진 자신의 루틴과 생활 습관을 통째로 바꿔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일 하루 일찍 일어나거나 늦게까지 깨어 있는다고 해서 바로 자신의 생체 시계가 재조정되진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역시 나는 아침형인가봐.

저녁 늦게 깨어 있는 거 너무 힘들어.

잠이 쏟아져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역시 나는 저녁형이 맞는 듯.

아침에 어떻게 일찍 일어나냐.

알람 끄고 다시 자고 싶어 죽겠는데.

 

이런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하다.

 

어떻게 루틴의 동물인 인간이 하루 아침에 자신의 바뀐 생활 패턴에 적응할 수 있겠는가.

 

가능한 사람이 있다면 그게 더 놀라울 일이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생체 리듬에 꽤나 완전히 적응하기까지 한 달 이상은 걸린다고 생각한다.

 

그 최소 한 달의 적응 기간 동안은 사실 매우 고통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그걸 참고 이겨 낸다면 어느 순간 내가 언제 아침잠이 많았냐는 듯 오전 5 - 6시에 이불을 박차고 나올 수 있는 사람이, 혹은 내가 언제 일찍 잠자리에 들었냐는 듯 새벽에도 자신의 업무나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갖고 싶어하는 습관이 있거나 이루고자 하는 크고 작은 목표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일단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시작을 했다면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김으로써 그 습관과 목표를 나의 것으로 만들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자신과의 싸움에서의 승리가 쉬운 듯하면서도 굉장히 어렵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그 싸움을 버티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조금만 더 흔들리지 않고 자리를 지키면 완전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데.

 

하지만 중간 중간 내외부로부터 찾아오는 각종 유혹의 허들을 무사히 통과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한 번 습관으로 자리잡은 것들은 좀처럼 바꾸기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

 

그만큼 습관이란 참 무서운 것이다.

 

- 25.784살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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