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생각

35) 이태원 참사 1주기

Hazel Y. 2023. 10. 28. 21:26

Photo by Tara Winstead

 

내일이면 벌써 이태원 참사 1주기이다.

 

작년 나는 해당 사고 소식을 네덜란드에서 들었다.

 

사실 유학할 당시 나는 네이버에 잘 접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소식에 굉장히 느린 편이었다.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학교 도서관이었나 암튼 집 밖에 있었다.

 

시차 때문에 저녁 시간 전이었을 것이다.

 

한 독일 친구를 통해 듣게 되었는데, 그 친구는 2019년 내가 독일에서 교환학생을 할 때 알게 되었고 작년에 전공은 다르지만 같은 학교에서 우연히 유학을 하게 되어 간간히 연락도 하고 몇 번 보기도 하고 그랬던 사이였다.

 

그런데 그 친구가 갑자기 인스타 디엠으로 BBC였나 독일 언론이었나 암튼 외신에 속보로 올라온 이태원 참사 라이브 기사를 나에게 공유해주었다.

 

그래서 알게 되었다.

 

처음 그 기사를 봤을 땐 딱히 와 닿지 않았다.

 

압사 사고라고 하길래 한두 명 정도 연루된 작은 사고인 줄 알았다.

 

그냥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할로윈 파티가 일어나는 이태원에서 일어난 사고라 외신도 조명하는 건가 싶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라이브 기사가 업데이트되는 내용을 보니 단순히 한두 명에서 끝나는 게 아니었다.

 

부상자와 사망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났다.

 

사망자 수가 120명을 넘었다.

 

하지만 그 숫자는 멈추지 않았다.

 

이게 진짜 무슨 일인가 싶었다.

 

그날 후로 며칠 동안은 정말 나의 거의 모든 친구들이 나에게 그 소식에 대해 물었다.

 

내 주변인들은 다 괜찮냐며 걱정해주는 친구들도 있었다.

 

다행히 내가 알기론 내 주변인들 중엔 그 사고 현장에 있었거나 피해를 본 사람은 없다.

 

그리고 오늘 저녁을 먹으면서 관련 다큐를 한 편 보았다.

 

 

해당 다큐는 생존자 두 분과 한 희생자의 아버지, 또 다른 희생자의 친구, 그리고 구조자 한 분과의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다.

 

그 생존자 두 분의 경우, 이태원 참사로 인해 한 분은 가까운 친구를 잃었고, 다른 한 분은 아내가 될 사람을 잃었다.

 

다섯 분의 인터뷰 내용을 듣고 있으니 눈물이 절로 났다.

 

희생자 한 분 한 분의 사연을 들으니 정말 너무 안타까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곁에서 살아남은 분들이 아직까지도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태까지 나는 희생자 분들의 갑작스럽고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서만 생각했는데, 오늘 다큐를 보면서 그날 이후 삶을 이어가고 계신 분들이 얼마나 거대한 고통과 싸우며 살아가는지 감히 아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이 마음이 그들에게 닿을 수 있을진 잘 모르겠지만, 지난 1년 동안 그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살아온 그들이기에 아무리 힘들어도 지금까지 충분히 잘 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삶을 포기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그들에게 간절히 전하고 싶다.

 

그리고 작년의 이태원 참사로부터 관련 기관들과 개인은 많은 것들을 배웠길 바란다.

 

당연한 소리지만, 더 이상은 그와 같은 사고와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할로윈은 모두가 안전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 25.734살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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