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내 마음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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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나는 또다시 유튜브 쇼츠의 늪에 빠져 무려 한 시간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한 영상을 보게 되었다.

 

꼰대희 채널 영상 중 일부가 담긴 쇼츠였는데, 게스트 분이 악플 때문에 마음 고생을 꽤나 하고 있다고 말했던 것 같다.

 

그러자 꼰대희가 이런 말을 했다.

 

"땅에 떨어진 화살을 굳이 주워서 내 가슴에 꽂지 말아라."

 

순간 뒤통수를 한 대 세게 맞은 느낌이었다.

 

나는 물론 방송 출연을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악플에 시달릴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누구나 일상적 인간 관계 속에서도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아주 쉽게 마주칠 수 있고, 내 뒤에서 나를 향한 사실이 아닌 근거 없는 나쁜 소문이 돌 수도 있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야 그들 자유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해도, 만약 나에 대한 악성 루머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정말 억울해서 견디기 너무 어렵고 힘들 것 같다.

 

특히 나는 인간 관계에 있어서 예민한 성격이어서 타인의 아주 작은 표정 변화, 목소리 톤 변화, 행동 변화 등에도 본의 아니게 꽤 많은 의미를 부여해서 혼자 괴로워할 때가 종종 있는데, 많은 사람들의 입과 귀에 오르내릴 수 있는 악성 루머의 경우에는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루머 거리를 생성할 수 있는 상황을 회피한다고 해도 세상은 서로 다른 생각들을 가진 존재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나의 어떤 말이나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나와 더 가까워지고 싶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좋은 뒷담화 재료가 되기도 한다.

 

이건 인간인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나와 맞지 않는 이들은 그저 미련 없이 멀어지도록 내버려두면 된다.

 

더 이상의 정신적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온전히 내 머릿속 이론일 뿐이다.

 

실제 상황에서 내가 별 고통 없이 그 이론을 실천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내가 아는 나라면 분명 몇 날 며칠을 수많은 생각들에 휩싸여 힘겨워할 것이기 때문이다.

 

왜 그런 소문이 돌기 시작했을까.

나의 어떤 말이 혹은 어떤 행동이 그런 소문을 낳았을까.

내가 그렇게 못난 사람인가.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아니, 어쩌면 나는 나를 미화하고 있을 수도 있어.

그 소문대로 나는 정말 못난 사람일지도 몰라.

내가 여태껏 자각하지 못했을 뿐.

 

이런 생각들로 내면 속 끝없는 어둠의 구렁텅이로 나를 밀어내고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

 

겉으로는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는 것처럼 굴면서 속은 다 찢겨서 너덜너덜해져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나의 속에 상처를 낼 사람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다.

 

비록 그 시작은 타인으로부터라고 할지언정, 그걸 받아들이고 증폭시켜서 내 마음 속에 꽉꽉 밀어넣을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건설적인 내용의 피드백이라면 받아들인 건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악의를 가지고 나를 헐뜯는 자들의 공격으로부터 나는 스스로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땅에 떨어진 화살을 굳이 주워서 내 가슴에 꽂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 25.764살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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