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50

9) 부럽지가 않어

나는 집에서 혼자 공부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방법을 활용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렇지 않으면 해이해져버리는 건 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종 챌린지와 미션에 참여하는데, 그 중 하나가 열품타 기상미션이다. 열품타는 공부러들에게는 상당히 유명한 앱이라 많이들 알 거라 생각한다. 난 2021년 3월부터 열품타 스터디 그룹을 하나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대학교 졸업 후 네덜란드로 떠나기 전까지 6개월, 그리고 귀국 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기상 미션에도 참여해 생활 패턴을 규칙적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 미션에 참여할 때 약간 불편한 점은 이미 시작된 미션의 데이오프 날짜는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신청할 때 신중히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일의 생각 2023.09.25

8) 해외 생활을 꿈꾸는 이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해외에서의 삶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이는 전혀 이상하거나 비난받을 것이 아니다. 인간은 원래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들과 경험해보지 않은 것들에 대해 많은 호기심을 가진다. 그리고 이 호기심은 종종 그 대상을 미화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우리가 유럽에 대한 환상을 가지듯이 유럽에 사는 사람들은 주로 아시아권과 관련해 환상을 가지고 있다. 교환학생 출국 전 나도 태어나서 처음 가 보는 유럽 국가들에 대해 엄청난 기대와 환상에 빠져 있었다. 모든 거리, 모든 골목, 모든 광장, 모든 공원들이 평화롭고 아름답고, 유럽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 곳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고, 복지 강국에 걸맞게 사회 시스템이 아주 완벽하게 갖춰져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

매일의 생각 2023.09.24

7) 교환학생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요즘 내가 주로 만나거나 연락을 주고 받는 사람들은 내가 대학생 시절 마지막 세 학기 동안 같이 활동했던 학교 동아리 멤버들 중 몇 명이다. 보통 대학교 동아리는 고학년들보다는 저학년들이 더 열심히 참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제 만났던 친구들도 그렇고 거의 대부분이 아직 학교를 다니는 중이다. 그렇다보니 특히 교환학생 관련해서 나에게 질문하는 친구들이 많다. 일단 교환학생은 전공에 크게 상관 없이 공통적으로 얘기 나눌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하고, 나는 어학연수, 교환학생, 유학을 모두 경험한 사람이기 때문인 것도 같다. 물론 내가 학생으로 살아본 나라들이 영국, 독일, 네덜란드로 전부 서로 옆에 붙어 있는 서유럽 국가들이기 때문에 그 외의 국가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 해 섣불리 뭔갈 말해주기 어렵다...

매일의 생각 2023.09.23

6) 너의 성공, 나의 성공

두 번째 석사 입시를 준비하는 약 10개월 동안은 친구들과 약속을 잡아서 만나는 것을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석사까지 끝내놓고 배짱 좋게 진로를 틀겠다 다짐은 했지만, 과연 10개월이라는 시간이 혼자서 학사 과정 3~4년에 해당하는 커리큘럼을 거의 다 끝내고 관심 있는 랩실의 교수님 논문들까지도 공부하기에 충분한, 아니 적어도 가능한 시간은 될까, 라는 의문과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너무 외부 사회와 벽을 쳐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한 달에 한 번은 친구들을 보기로 스스로와 약속했다. 사실 본디 인간관계가 넓은 사람이 아니라 한 달에 한 번도 충분하긴 하다. 무튼 오늘이 그 날이었다. 한 달에 한 번, 친구들을 만나는 날. 한 달 동안 각자에게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다보면 그들이 참 열심히 산다는..

매일의 생각 2023.09.22

5) 가을은 독서의 계절

어제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더니 기온이 많이 떨어졌다. 바람도 꽤 불어서 이젠 창문을 열어놓고 책상 앞에 가만히 앉아 그 바람을 쐬면 약간 추운 것 같기도 하다. 여름 내내 너무 더워서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가을이 이제 슬 오려나 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 이라는 말이 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 선생님 등을 포함한 많은 어른들이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방학 숙제로 독후감은 필수였고, 고등학생 때 대입으로 그렇게 바쁜 시기에도 서평 쓰기 과제가 있었을 만큼 책을 읽는다는 것은 아주 중요해 보였다. 하긴, 반에 꼭 한 명은 있는 책벌레 친구들이 모의고사와 수능을 포함한 각종 국어 시험들에서 상대적으로 쉽게 고득점을 하는 걸 한 두번 본 게 아니니 독서가 중요하다는 건 인지하고 있긴 했다. (특히 국어..

매일의 생각 2023.09.21

4)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

불안은 내 25년 인생의 거의 절반을 함께 해온 꽤 오래 된 동반자이다. 나는 이 동반자 녀석과 애증의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애 15%, 증 85% 정도로 거의 증에 가까운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정말 하루 빨리 떨쳐내 버리고 싶지만, 그게 참 쉽지가 않다. 내가 기억하는 첫 불안 증상은 중학생 때였다. 몇 학년이었는지까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암튼 중학생 때였던 건 확실하다. 어느 날 집에서 가족과 저녁을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숨이 잘 안 쉬어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들이마셔도 깊게 쉬어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처음 느껴보는 너무 갑갑한 느낌이었다. 왜 그런 증상이 나타났는지는 아직도 정확히는 모르겠다. 중학생 때라 스트레스 받는 거라곤 학교 시험이랑 학원 정도밖에 되지 않았을 텐데 ..

매일의 생각 2023.09.20

3) 2023년, D-103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짧게 쓰겠다. 나는 헬스장에 다닌다. 하루종일 공부만 해도 시간이 촉박한 건 사실이지만, 고등학생 때부터 운동하는 게 습관이 되어서 운동을 안 하면 온 몸이 찌뿌둥하고 갑갑한 느낌 마저 든다. 그래서 매일은 못 하더라도 일주일에 최소 두세 번은 헬스장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열심히 땀을 흘려야 몸이 개운해진다.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자마자 공복으로 웨이트를 하러 헬스장에 갔다. 원래 운동할 때는 폰을 최대한 안 보려고 노력한다. 운동에 집중을 오롯히 할 수 없게 되기도 하고, 특히 운동 세트 사이에, 카톡 온 게 있나, 앱 알림 온 게 있나, 하면서 보기 시작하면 그 잠깐의 휴식이 너무나도 편하고 달콤해서 다음 세트를 다시 진행하는 게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운동 중에 ..

매일의 생각 2023.09.19

2) 나의 죽음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을 살아갈 힘이 되기를 (feat. 장기기증희망등록)

어제도 그렇고 자꾸 죽음과 삶에 대한 얘기를 적고 있어서 누군가는 내가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나름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냥 나는 삶과 죽음, 우주 속 인간의 본질,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을 항상 많이 하는 편인 것 같다. 억지로 그런 주제에 대해 생각해봐야지, 이렇게 해서 생각하는 건 아니고 다른 어떤 일에 집중하고 있는 때가 아니면 자연스레 그런 주제가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동시에 미친듯이 생각의 가지가 뻗어나간다.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도 그런 이유에 의해서이기도 하다. 그런 생각들을 내 머릿속에 가둬놓기만 하면 정리가 잘 되지 않고, 그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은 끊임없는 추상적인 물음표들을..

매일의 생각 2023.09.18

1) 우리는 모두 죽는다

첫 번째 일기인데 너무 무거운 주제로 시작하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어젯밤 잠 들기 전, 유튜브로 카뮈와 부조리 관련 영상을 봤다. 사실 며칠 전부터 나의 다음에 볼 동영상 목록에 저장되어 있던 영상인데, 어제 해야 할 일들을 좀 일찍 끝내서 밀린 영상들을 보기로 했다. 내용은 카뮈가 말한 부조리의 본질, 삶의 무의미, 그리고 그를 대하는 태도 등에 대한 것이었다. 굉장히 어둡고 무거운 주제인 것처럼 들리지만, 우리 모두, 정말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내가 이해한 것들을 바탕으로 얘기해 보자면, 부조리감은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이성적 사고와 논리 등으로 설명하는 것이 불가할 때 인간이 느끼는 감정이다. 최근 전 세계인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 모로코 대지진과 리비아 대홍수를 예로 ..

매일의 생각 2023.09.17

0) 매일의 일기... 시작!

일기를 꾸준히 쓴다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정말 대단하다.. 나도 일기 좀 써야 하는데.. 그리고 그 날 밤 자기 전 인터넷 쇼핑몰에 '다이어리' 를 검색해 몇 가지 제품들을 보곤, 에이 어차피 사 놔도 3일 쓰고 방 구석 어딘가에 처박아두기만 할 텐데, 하는 생각에 얼른 화면을 꺼버린다. 이걸 반복하길 벌써 거의 6년 째. 고등학생 때까지는 그냥 공부만 하고 대학은 어딜 지원할지 인서울은 할 수 있을지만 생각하느라 초등학생 때 충효일기와 방학 숙제로 쓴 일기 빼고는 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난 후, 뭔가 일상을 기록하고, 적어도 나의 하루 동안의 생각과 모습을 기록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브이로그, 블로그, 다이어리, 인스타그램 등 다양..

매일의 생각 2023.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