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생각

10) 나를 먼저 생각해 = 나만 생각하면 돼?

Hazel Y. 2023. 9. 26. 09:53

그저께 부모님 차를 타고 외출을 하는 중에 터널 안에서 갑자기 앞 차들이 멈추기 시작했다.

 

엥, 차 하나도 안 막히는데 왜 멈추지.

 

알고 봤더니 터널 한 가운데서 두 명의 차주들이 각자 차를 세워놓고 창문을 내린 채 말다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유는 알 것 같았다.

 

터널 진입 전 우리 차 뒤에서 한 차가 차선을 변경하는 중에 그 상대 차를 향해 크게 경적을 울리는 걸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러더니 두 차 모두 우리 차를 앞질러 갔다.

 

그렇게 당연히 그냥 간 줄 알았는데 터널 한 가운데서 그렇게 언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갓길에 차를 세워놓은 것도 아니고.

 

터널 한 가운데서.

 

차선 두 개 모두 각각 한 대씩 차지하고 차를 그곳에 멈춘 채.

 

때문에 우리 차를 포함해 그 뒤에 따라오던 차량들 모두 멈춰 서야 했다.

 

그 광경을 보고 난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났다.

 

언쟁하는 것은 뭐 기분 나쁘면 서로 얘기할 수 있다 해도, 그렇게 도로 한 가운데에서 뒤 차들을 모두 서게 해 다른 아무 상관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순간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 두 개의 키워드가 있었다.

 

개인주의이기주의.

 

요즘 우리 사회가 점점 개인주의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물론 여전히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공동체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특히 현대 사회의 젊은 세대들은 자신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을 먼저 챙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건 절대 나쁜 게 아니다.

 

사실 스스로를 우선순위에 두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한 번 사는 내 인생인데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개념 모두 집단보다는 개인을 우선시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헷갈릴 수도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두 개념의 의미를 찾아보면,

개인주의사회의 모든 제도에 있어서 개인의 가치를 존중하는 태도 또는 사회나 국가 따위의 집단보다 개인이 존재에 있어서도 먼저이고, 가치에 있어서도 상위라고 생각하는 사상이다.

반면 이기주의자기 자신의 이익만 꾀하고, 사회 일반의 이익은 염두에 두지 않으려는 태도이다.

 

따라서 이 두 개념의 차이는 바로 '개인' 을 누구로 보느냐에서 발생한다.

 

'개인'을 '나를 포함한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 으로 볼 때 개인주의가 성립된다.

 

나의 가치와 권리를 중시하는 것처럼 때에 따라서는 타인의 가치와 권리 또한 존중할 줄 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을 오직 '나' 로 한정한다면, 그건 이기주의이다.

 

내가 중요한 만큼 타인도 중요하다는 걸 알지 못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서로를 존중받아 마땅한 개인으로 대할 때 비로소 이기적이지 않은 개인주의를 실천하게 되는 것이다.

 

적어도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물론 어쩌면 인간을 비롯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본디 이기적인 존재일지도 모른다.

 

특히 야생에서는 이기적인 것이 자신과 자신이 속한 무리의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단순히 이기주의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

 

내가 하는 행동이 과연 나를 위한 것일까. 내가 원하는 것일까.

그럼 나의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없을까.

 

오늘 내가 나를 위해서 했던 말이, 행동이, 생각이 이기적이진 않았는지,

타인의 가치와 권리를 침해하진 않았는지를 끊임없이 되돌아보고 생각해본다.

 

이러한 사고 과정을 거치기에 우리는 인간인 것이다.

 

- 25.647살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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