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주로 만나거나 연락을 주고 받는 사람들은 내가 대학생 시절 마지막 세 학기 동안 같이 활동했던 학교 동아리 멤버들 중 몇 명이다.
보통 대학교 동아리는 고학년들보다는 저학년들이 더 열심히 참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제 만났던 친구들도 그렇고 거의 대부분이 아직 학교를 다니는 중이다.
그렇다보니 특히 교환학생 관련해서 나에게 질문하는 친구들이 많다.
일단 교환학생은 전공에 크게 상관 없이 공통적으로 얘기 나눌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하고, 나는 어학연수, 교환학생, 유학을 모두 경험한 사람이기 때문인 것도 같다.
물론 내가 학생으로 살아본 나라들이 영국, 독일, 네덜란드로 전부 서로 옆에 붙어 있는 서유럽 국가들이기 때문에 그 외의 국가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 해 섣불리 뭔갈 말해주기 어렵다.
하지만 나 스스로도 그 세 국가들에 대해서는 적어도 학생으로서의 삶과 관련하여 꽤 많은 조언들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환학생을 망설이는 대학생들이 꽤 많다.
많은 이유에서이지만, 그 중 교환학생을 고민하는 제일 큰 이유는 '시기'인 것 같다.
교환학생을 갔다 오면 너무 늦을 것 같고, 이미 가기에는 늦은 것 같다는 생각에서이다.
지금 4학년인데 교환학생 가도 될까.
만약 간다면 적어도 한 학기는 늦게 졸업하게 될 텐데.
지금 내 나이로 교환학생 가면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은 없겠지.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저런 것들이 전혀 하지 않아도 될 걱정과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교환학생 지원 여부를 그들처럼 전략적으로, 나이와 학년과 학기를 따져가며, 내 전공에 더 좋은 나라와 학교는 어디일까를 따져가며 선택하지 않았다.
당시 내 전공, 적성, 진로, 미래 등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로 머리가 가득 차 있던 시기라 도피성으로 지원한 게 크기 때문에 정말 단순하게 결정했다.
우선 영국 어학연수 프로그램에 지원을 해봐야 겠다고 생각한 건 그냥 그게 다른 교환학생 프로그램들보다 한 학기 더 빨리 시작한다는 이유에서였고,
독일 교환학생의 경우는 한 번 한국을 나간 김에 해외에서 최대한 오래 있고 싶다는 생각에 한 학기도 아닌, 두 학기짜리 프로그램으로 지원했던 것이었다.
그냥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있고 싶었다.
한국에 있으면 어두컴컴한 내 현실과 미래만 자꾸 마주하게 될 게 뻔하니 그저 그것들이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도망가고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남들보단 비교적 가볍게 선택한 교환학생이 후회 없는 결정이었나.
물론이다.
솔직히 말하면 내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고, 최고의 순간들이었다.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고, 정말 많이 성장했다.
교환학생의 경험을 바탕으로 석사 유학 또한 결정하게 되었고, 이러한 해외 생활을 통해 특히 세상과 나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
내가 만약 한국에만 계속 있었다면 기대하기 어려웠을 변화이다.
어떤 변화가 있었냐고 물어본다면 하루종일 블로그만 붙잡고 글을 쓰고 있어야 다 적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수없이 많다.
그래서 다 적을 수는 없지만, 간단하게 지금 생각나는 것들만 몇 가지 적어보자면,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너무 나이에만 구속되지 말 것.
남들보다 뒤처지진 않을까 하는 지나친 경쟁 심리와 조급한 마음을 버릴 것.
천 명의 사람들이 있으면 그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천 개의 길이 있기 때문에 나는 나만의 길을 갈 것.
남과 나를 비교하지 말 것.
남 눈치 너무 많이 보지 말 것.
다른 사람의 외모와 관련해서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 어떤 코멘트도 달지 말 것.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일 것.
등등.
게다가 유학을 하면서는 본격적인 학교 생활과 인턴십까지 했기 때문에 양질의 인맥도 많이 쌓을 수 있었다.
이러한 점에서 나는 교환학생을 고민하는 대학생 모두에게 고민할 시간에 떠나라고 하고 싶다.
여기까지 읽으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아, 안 그래도 요즘 한국 사회 신물 나는데 해외 생활은 역시나 좋은 것 같네.
그냥 이민을 갈까.
한국 진짜 살기 너무 힘들다.
그러나 해외 생활에 대한 나의 생각까지 본 글에서 다루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기 때문에 오늘 나의 생각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내일 이어서 적어보도록 하겠다.
- 25.638살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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