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생각

6) 너의 성공, 나의 성공

Hazel Y. 2023. 9. 22. 20:24

두 번째 석사 입시를 준비하는 약 10개월 동안은 친구들과 약속을 잡아서 만나는 것을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석사까지 끝내놓고 배짱 좋게 진로를 틀겠다 다짐은 했지만,

과연 10개월이라는 시간이 혼자서 학사 과정 3~4년에 해당하는 커리큘럼을 거의 다 끝내고 관심 있는 랩실의 교수님 논문들까지도 공부하기에 충분한, 아니 적어도 가능한 시간은 될까, 라는 의문과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너무 외부 사회와 벽을 쳐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한 달에 한 번은 친구들을 보기로 스스로와 약속했다.

 

사실 본디 인간관계가 넓은 사람이 아니라 한 달에 한 번도 충분하긴 하다.

 

무튼 오늘이 그 날이었다.

 

한 달에 한 번, 친구들을 만나는 날.

 

한 달 동안 각자에게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다보면 그들이 참 열심히 산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래서 종종 그들에게 기분 좋은 자극을 받고 집으로 돌아오곤 한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처음부터 열심히 사는 내 친구들로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던 건 아니다.

 

경쟁으로 잔뜩 물든 우리나라 교육 과정을 졸업한지 얼마 안 된 20대 초반엔 내 주변 누군가가 열심히 사는 얘기를 들으면

 

내가 저들보다 뒤처질까.

내가 이 사회의 경쟁에서 도태될까.

저들이 나보다 잘 되면 어떡하지.

 

하는 이기적인 경쟁 심리와 조바심이 들끓었다.

 

심지어 그들이 실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 적이 있다.

 

그들이 실패하면 그 만큼 내가 성공할 확률이 올라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를 조금씩 먹으면서 여러 경험을 해보니, 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 망상과도 같은 생각이었다.

 

정말 바보같고 나쁜 마음이었다.

 

오히려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나와 그들 모두가 '잘' 사는 삶이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을 짓눌러 가며 자신의 지위가 올라간 것 마냥 착각하는 것은 성공한 삶이 아니었던 것이다.

 

진정으로 성공한 삶은 각자의 분야에서 각자의 능력을 펼치며 살아가는 주변인들과 서로에게 끊임없이 긍정적인 자극과 에너지를 나눌 수 있는 삶인 것이다.

 

- 25.636살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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