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꾸준히 쓴다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정말 대단하다.. 나도 일기 좀 써야 하는데..
그리고 그 날 밤 자기 전 인터넷 쇼핑몰에 '다이어리' 를 검색해 몇 가지 제품들을 보곤, 에이 어차피 사 놔도 3일 쓰고 방 구석 어딘가에 처박아두기만 할 텐데, 하는 생각에 얼른 화면을 꺼버린다.
이걸 반복하길 벌써 거의 6년 째.
고등학생 때까지는 그냥 공부만 하고 대학은 어딜 지원할지 인서울은 할 수 있을지만 생각하느라 초등학생 때 충효일기와 방학 숙제로 쓴 일기 빼고는 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난 후, 뭔가 일상을 기록하고, 적어도 나의 하루 동안의 생각과 모습을 기록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브이로그, 블로그, 다이어리,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매체를 시도해 보긴 했지만,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하진 못 했다.
내 할 일 하기도 바빠 죽겠는데, 일기는 무슨 일기야. 하루 하루 그냥 알차게 살기만 하면 되지.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25살인 지금, 이제는 정말로 단 한 줄이라도 매일의 '나'를 글로 기록해 보고자 한다.
물론 영상 만드는 것도 좋아하고 유튜브 채널도 있지만, 혼자 브이로그를 매일 찍고 편집하고를 반복할 여유가 현재 없기도 하고, 거의 하루 종일 집에서 공부만 하고 있는 입장에서 매일 영상에 담을 만한 소소하면서도 특별한 일상도 딱히 없다.
다이어리는 구입하는 데 돈이 추가로 들기도 하고, 글을 쓸 수 있는 칸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하고 싶은 말이 많을 때 글자를 작게 적는다거나 내용을 억지로 줄여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인스타그램은 현재 하고 있다.
하지만 그건 일기, 일상용이 아니라 공스타그램이다.
그래서 매주 일요일마다 일주일을 마무리하며 그 주 공부 시간과 타임랩스 영상 등을 공유한다.
이 모든 것들을 고려했을 때, 나에게는 블로그가 일기를 쓰기에 제일 편한 미디어다.
글을 쓰고 있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 감성에 젖어들기도 하고, 머릿속을 하루종일 어지럽게 부유하던 수많은 생각들이 정리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젠 정말 제대로 이곳에 매일 일기를 써나갈 예정이다.
한 편으론, 꾸준히 할 수 있을까, 이번에도 일주일 대충 끄적이다가 차츰 안 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긴 하지만,
1년 뒤, 5년 뒤, 그리고 10년 뒤의 내가 그 날의 일기를 쓰다가 이 글을 본다면 참 뿌듯해 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한 번 꾸준히 써보기로 다짐해본다.
- 25.619살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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