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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네덜란드 Erasmus University Rotterdam 석사 졸업장 수령기 - 1 (인천 출국부터 암스테르담 도착까지, KLM Premium Comfort, citizenM Schiphol Amsterdam Airport)

Hazel Y. 2023. 11. 1. 11:03

이번 주 토요일엔 네덜란드에서 석사 과정 졸업식이 열린다.

 

하지만 난 가지 않는다.

 

사실 원래는 졸업식도 참석할 겸 엄마한테 네덜란드 구경도 좀 시켜줄 겸 해서 10일 동안 엄마랑 둘이서 네덜란드에 갔다 올 계획이었다.

 

그래서 8월 초 즈음 비행기도 예매하고, 에어비앤비 숙소도 잡고, 졸업식 티겟도 구입해놨다.

 

그러나 갑작스런 엄마의 컨디션 저조로 결국 그달 말에 11월 졸업식은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솔직히 나도 다시 공부하느라 너무 바쁠 것 같아서 그냥 졸업식은 가지 말고 나 혼자 가서 졸업장만 얼른 받아 오는 건 어떨까 여러 번 생각했었기 때문에 아쉽긴 했지만 오히려 잘된 일인 것도 같았다.

 

물론 졸업장을 한국으로 보내달라고도 할 수는 있지만, 네덜란드는 졸업장 재발급이 불가한 나라여서 만약 오다가 분실될 경우 난 열심히 석사 과정 끝내놓고 졸업장 원본도 가질 수 없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냥 마음 편하게 직접 가서 가져오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그래서 9월 초 나는 5일 동안 정말 짧게 네덜란드에 갔다왔다.

 

5일이면 시차 적응도 어려운 기간이기 때문에 사실 굉장히 피곤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친구들 얼굴도 보고 인턴 했던 회사에도 찾아가서 매니저님도 다시 잠시나마 뵐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어제 내가 8월에 구입한 졸업식 티켓이 메일로 왔길래 (졸업장 티켓은 환불이 불가능했다) 생각이 나서 졸업식은 가지 않지만 졸업장 수령기는 한 번 적어보려 한다.

 


출국날, 나는 일단 비행기를 타고 김포로 갔다.

 

사실 해당 날짜에 대한항공 내항기가 있었으면 바로 인천으로 가서 공항을 이동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더 좋았겠으나, 무슨 이유에선지 내가 출국하는 날엔 내항기 티켓이 없었다.

 

그래서 김포로 우선 가서 인천으로 이동을 해야 했다.

 

그래도 낮 시간에 국내선을 타는 것의 장점은 바로 내가 매우 좋아하는 구름 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선에서는 항상 창가 자리가 아닌 통로 자리에 앉기 때문에 창밖 사진을 쉽게 찍을 수가 없다.)

 

 

구름 위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우리가 사는 지상 세계와는 전혀 다른 곳 같은 느낌이 든다.

 

흡사 산맥과 같은 구름들의 이어진 자태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저 구름 안엔 또 다른 존재들이 또 다른 세계를 구성하며 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다.

 

그렇게 인천에 도착한 후 나는 암스테르담으로 향했다.

 

 

인천 - 암스테르담 여정은 출국과 귀국 모두 KLM을 이용했다.

 

원래는 왕복으로 이코노미석 티켓을 구매하려고 했으나, 갑작스런 계획 변동으로 급하게 티켓 예매를 해서인지 출국편엔 이코노미석 티켓이 없었다.

 

대신 프리미엄 이코노미로 자동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런데 이코노미와 프리미엄 이코노미의 가격 차이가 아주 많이 나지는 않아서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갔다오고자 출국편과 귀국편 모두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티켓을 구입했다.

(KLM에서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Premium Comfort라고 불린다.)

 

사진은 못 찍었지만, 프리미엄 이코노미 정말 탈만 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반(semi-)비즈니스 느낌이었다.

 

비즈니스를 타본 적은 없지만, 비행기에서 내릴 때 가끔 지나가면서 본 적 있는 비즈니스석과 비교를 해 보자면 그런 느낌이었다.

 

의자 넓이도 이코노미보다 적어도 1.5배는 되는 것 같았고, 등받침 뿐만 아니라 다리받침도 각도 조절이 가능했다.

 

독서등도 기내 천장은 물론 각 의자에도 하나씩 달려 있어서 기내가 어두울 때 가방에서 뭔갈 꺼내야 할 때 다른 승객들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고 불을 켤 수 있어서 좋았다.

 

비행기 출발 전 사진에서처럼 메뉴판도 가져다 주어서 기내식에 옵션이 있는 경우 그때 가서 결정할 필요 없이 미리 메뉴판을 보고 선택해 놓을 수 있어서 그 점도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이전에 KLM 이코노미를 이용했을 때 당연히 항공사에서 승객들에게 양치 도구를 주는 줄 알고 준비를 안 했던 적이 있는데, 알고보니 가글도 없어서 10시간이 넘는 비행 동안 입 안이 너무 찝찝했던 적이 있었는데, Premium Comfort석에 타니 양치 도구는 물론 안대와 귀마개까지 제공해 주어서 조금 놀랐다.

 

그리고 기내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헤드셋도 노이즈 캔슬링이 되는 제품이라 비행기 소음에 영화 소리가 뭍히는 경험도 이번엔 하지 않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Premium Comfort석 담요는 담요가 아니라 거의 이불 수준으로 매우 포근하고 따뜻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기내식이었다.

(솔직히 기내식은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가 아니라면 기대를 많이 하지 않기 때문에 큰 실망을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쉬웠던 건 사실이다.)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KLM의 Premium Comfort 매우 만족스러웠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

 

무튼 기나긴 하늘 여정을 마치고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 도착한 건 새벽이었다.

 

공항과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citizenM Schiphol Amsterdam Airport 호텔에 예약을 해놓았기 때문에 바로 호텔로 향했다.

(어느 나라든 새벽 시간에 여자 혼자 거리를 걷는 건 위험하지만,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 네덜란드는 우리나라 만큼은 아니지만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해외 밤 거리보다는 훨씬 안전한 것 같다. 물론 이는 네덜란드 내에서도 지역 차이가 매우 크다.)

 

원래 체크인 시간은 오후 2시였어서 그보다 무려 8시간 전인 오전 6시에 얼리 체크인을 할 수 있는 방이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지만, 다행히 공실이 있어서 29유로의 얼리 체크인 추가 금액을 내고 곧장 방으로 들어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을 수 있었다.

(장기 비행을 하는 동안엔 오랜 시간 씻지도, 옷을 갈아입지도 못하기 때문에 도착과 동시에 당장 샤워부터 하고 싶은 욕구가 미친듯이 솟아 오르는 편이다.)

 

citizenM 호텔의 특징은 바로 스마트 룸이라는 것이다.

 

각 방에 비치된 아이패드를 사용하거나 개인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함으로써 방의 조명 색과 밝기, 온도, 블라인드와 커튼, TV 등을 모두 조절할 수 있다.

 

너무 신기했다.

 

그래서 샤워 후 머리가 마르는 동안 이것저것 모두 조작해보면서 잠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방에서 나를 반겨 준 citizenM 인형이 너무 귀여웠다.

 

 

이렇게 나의 인천 출국부터 암스테르담 도착까지의 여정을 사진과 함께 기록으로 남겨 보았다.

 

사실 네덜란드를 방문한 5일 동안 졸업장 수령 외엔 별로 딱히 길게 기록할 만한 일은 없는 것 같아서 한 포스팅에 다 담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그래서 남은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 가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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