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하루 종일 집에서 공부하면서 지내는 대신 밥 먹을 때만큼은 무언갈 보면서 먹는다.
물론 식사 중 TV 시청 같은 게 그렇게 좋지 않다는 걸 알지만, 지금은 따로 영화나 드라마를 볼 시간을 가질 여유가 없기 때문에 밥 먹으면서 동시에 내 취미 활동 중 하나도 할 겸 그 시간만큼은 공부 생각도 하지 않을 겸 해서 그렇게 한다.
원래는 드라마나 서바이벌 예능 같은 컨텐츠를 위주로 봤었는데, 최근에 《데블스 플랜》을 끝내고 나니 딱히 끌리는 시리즈물이 없었다.
그래서 이제는 영화를 봐 볼까 싶었다.
뭘 봐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넷플릭스 상의 우리나라 영화 시청 순위 리스트 중 1위에 위치해 있는 걸 보기로 했다.
제목은 《발레리나》.
사실 며칠 전부터 내 넷플릭스 메인 페이지에 계속 떠 있어서 포스터는 거의 매일 봤다.
포스터만 봤을 때는 장옥주 역의 전종서님이 총을 들고 있길래 딱히 당장 봐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게다가 등급이 청불이어서 많이 잔인한 액션물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많이 잔인한 영상물을 잘 보지 못한다.
특히 그런 장르의 영화에서 보여지는 초고화질의 영상과 귀를 파고드는 생생한 음향 효과는 나를 종종 고통스럽게 하기 때문이다.
다른 걸 볼까 했지만, 구글 평점이 91%이길래 마음이 흔들렸다.
(영화나 드라마는 구글 평점을 꽤 신뢰하는 편이다.)
게다가 밥 먹을 때 보는 영화나 드라마는 보통 엄마랑 같이 보는데,
엄마는 로맨틱 코미디나 판타지 등의 장르보다 액션, 범죄, 스릴러 같은 장르를 더 좋아해서 (내 취향과 많이 다르다)
되도록 엄마 입맛에 맞출 수 있으면 그러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발레리나》를 보기로 결심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꽤 괜찮았다.
역시 아주 많이 잔인하긴 했지만, 복수극이라는 점에서 그런 잔인함이 시원함으로 둔갑하여 다가오기도 했기 때문이다.
영화의 가장 끝 부분에 나온 수첩에 적힌 정보들의 정확한 의미를 한 번에 파악하지 못해서 그 부분이 살짝 궁금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액션, 복수, 느와르 같은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밌게 볼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마이네임》이 강하게 연상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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